[인터뷰] 통일교 세계회장 문형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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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정성이 하나가 될 때 참사랑이 상속되며, 세계평화가 이룩된다고 믿는다”는 문형진 목사. 그는 부처님께 일주일간 2만1천배를 올리기도 했다.

“화합과 소통으로 인류평화 이룩”

유사 이래 세계 모든 고등종교는 자비 사랑 같은 숭고한 가치를 가르쳐왔다. 그러나 인류역사를 더듬어보면 종교로 인한 분쟁도 만만찮게 발견된다. 불교는 이런 폐단에서 상당히 자유롭지만 헤브라이즘을 비롯한 유일신 종교는 그 이념적 배타성으로 인해 인류사에 많은 상흔을 남긴 게 사실이다. 근자에 들어 종교를 중심으로 한 문명의 충돌을 우려하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이제는 종교간의 대화와 소통으로 무릇 모든 종교가 인류화합과 평화에 기여해야 할 때가 도래했다는 인식도 광범위하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교세가 미약하지만, 통일교 또한 그같은 소통과 화합을 지향하는 노력들의 한켠에서 분명한 위상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2의 도약을 지향하는 통일교의 핵심인물인 문형진 목사를 만나 그 일단을 들어본다.


-바쁜신 중에도 시간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불자들을 위해 우선, 통일교는 어떤 가르침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우주만물을 창조한 하나님은 우주부모와 같은 참사랑이십니다. 누구나 참사랑이라는 본심(불교의 불성과도 상통)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자아를 더 사랑하는 이기적 사랑 탓에 이 참사랑을 잃어버리고 삽니다. 자녀들에게도 잘못된 사랑을 물려줍니다. 이를 회복하고자 새 천국을 연 참부모(메시아)는 하나님의 참사랑을 상속받도록 인도합니다. 국가나 가정 등 어떤 단위도 메시아가 될 수 있지만 통일교는 특히 가정 메시아를 강조합니다. 하나님의 참사랑은 부모의 사랑과 가장 유비될 수 있는 까닭입니다. 이를 통해 통일교는 몸과 마음의 통일, 남편과 아내와 자녀들의 통일, 인간과 자연의 통일이라는 3대 축복을 신행강령으로 내세웁니다.

- 직접 수행도 하는 등 불교에 상당한 관심과 이해를 갖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만(통일교 문선명 총재의 일곱번 째(막내) 아들인 문목사는 1979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에서 철학을, 대학원에서 비교종교학을 전공했다. 한때 삭발연의에 불교식 수행을 하며 불교에 심취하기도 했고 귀국해서는 명동성당을 자주 찾는 등 개인적으로는 이웃종교와 생소하지 않은 관계를 맺어 왔다. 2008년 통일교 세계회장으로 임명되면서, 문 총재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다).
1999년 가장 믿고 따르던 바로 위 형님이 불의의 사고로 제 곁을 떠나는 충격적 경험을 합니다. 당시에는 갓 스물 청년으로 신앙에 큰 의미를 두지 않던 때입니다. 형을 잃은 뒤 형언할 수 없는 존재의 허망함으로 방황하던 중, 불교의 제행무상 사상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이후 동서양 종교에 심취, 7년 동안 삭발을 하고 다녀 통일교 내에서도 많은 오해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선명 총재가 어떤 자리에서 “형진이가 불교공부 하는 것은 다른 길을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하시는 바람에 위기를 넘기고, 이를 계기로 모든 종교를 사랑하는 문 총재님의 뜻을 이해하면서 통일교인이 됩니다. 결국 목회의 길에 이르렀네요.
예수보다 붓다에 더 실존적 공감을 한 것은 어려서부터 ‘특별 보호’ 속에 자라 행동에 제약도 있는 등 제 성장과정이 부처님과 비슷했기 때문이라 봅니다. 불교를 통해 ‘삶은 내가 전적으로 컨트롤 하는 게 아니구나. 형님의 요절은 안타깝지만 천사같은 형님과 함께 한 21년을 감사하며 그 삶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제행무상, 즉 모든 것은 변한다는 말이 절망이 아니라 희망으로 다가온 거죠. 제행이 무상하다면 절망적 현실을 얼마든지 희망적으로 새롭게 바꿀 수 있다는 말이 아닙니까. (그는 귀국 이후 매일 새벽 2시 30분에 기상해 불교사찰과 천주교성당, 교회 등을 들러 새벽예불과 미사에 동참하고, 인근 병원 주변을 청소하며 아픈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미국에서 가톨릭계 페이필드 대학을 다닌 것을 계기로 신부님들과도 자연스레 친해졌고, 대학원에서는 한국서 유학온 태고종 일미스님과도 교분을 나눴지요. (그는 세계 각국의 성지를 순례하고 2005년에는 달라이 라마를 친견하기도 했다. 귀국해서는 총무원장 운산스님과 조계종 종정 법전스님 등을 친견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총무원장 인공스님을 예방했다. 문 목사가 2007년 한국에서 목회를 시작하면서 본부교회는 일요예배 시간에 불교적 명상시간을 도입하고 다양한 종교지도자들을 초청하고 있다.)

- 통일교와 불교가 어떻게 만나고, 무엇을 함께 할 수 있을까요. 특히 불교의 연기론과 통일교의 연체사상을 지적하신 걸 기억합니다만.
통일교는 인간을 개성진리체와 연체(聯體)의 종합으로 봅니다. 개성진리체란 하나님이 각 개인에게 개별적으로 부여한 가치, 즉 개별적 성품과 능력, 외모 등 개체성을 말하는데, 이것만 강조하다 보면 인간은 교만해집니다. 인간은 개체인 동시에 연체입니다. 내가 아무리 특별한 존재일지라도 나는 나만의 것이 아닙니다. 개성진리체로서의 나는 자녀를 두었기에 연체로서의 아빠가 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나의 어떤 부분은 아내의 것, 아이들의 것, 부모의 것 등등 모든 이들의 소유가 되는 부분이 엄존한다는 것이죠. 인간존재가 독보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돼 있다는, 즉 개인은 세상의 섬이 아니라는 연체사상은 통일교의 아름다운 핵심인데, 이는 불교의 연기론과 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 그래서 통일교는 가정축복을 중시하는군요. 지난 2월 17일에도 천주축복식(합동결혼식)을 봉행하는 등, 통일교는 가정과 결혼을 아주 중시하는 것으로 압니다. 저희 태고종도 성직자의 결혼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가정, 결혼, 배우자 등에 대한 통일교의 이해와 특히 여성의 지위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가정은 이 땅에 천국이 구현되는 곳입니다. 참사랑을 상속하는 참가정, 즉 이상적 가정이 많이 생겨 공동체에 확산되면 이 곳이 곧 천국입니다. 통일교 신자들의 가정이라 해서 모두 이상적 가정인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 통일교 가정들은 우리사회 평균에 비해 월등히 모범적인 가정들을 이루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사실 남과 남이 만나 꾸려가는 결혼생활은 그 자체가 곧 수행생활이라 여기는 게 통일교의 생각입니다. 참가정 건설은 일상과 신앙이 분리되지 않는 수행입니다. 가정을 도량이라 생각하고, 부부사이 부모자녀 사이 때로는 견해차이 등으로 마장이 끼기도 하겠지만, 무상 무아 그대로 무한공덕으로 수행해 나간다면 결국 나쁜 일은 다 지나가고, 모든 게 좋게 변하리라는 믿음입니다. 저희 부부는 때로는 부부삼매를 느끼기도 합니다. 배우자가 바로 자신이라는 한없는 신뢰와 존경의 마음이 이는 것을 말합니다.(이 대목에서 문 목사의 아내 이연아씨가 말을 거든다. “남편의 개인수행, 목회활동 등을 곁에서 보고 있노라면 절로 존경심인 듭니다. 남편은 항상 ‘남편이라는 자리든 목사라는 자리든 자리란 주어지는 것이지만 그 자리에 합당한 존경은 스스로 구해야 하는 것’이라 강조하지요. ‘행복한 아내’인 저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통일교의 미래는 밝구나’하는 확신을 가집니다.” 문 목사 부부는 늘 부부 목회자로 함께 한단다.)

- ‘세계화 시대의 종교적 리더십’을 말씀하시면서 “영적 커뮤니티를 통한 세계인의 마음을 하나로” 라고 강조하셨는데, 종교적 리더십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종교는 결국 마음의 평화와 세상의 평화를 위해 기능합니다. 이 둘은 사실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는 것이지요. 세계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종교가 그 핵심역할을 해야 합니다. UN도 여러 일을 하고 있지만 세계평화는 정치사회적으로만 접근해서는 요원합니다. 성(聖)과 속(俗)이 함께 고민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이게 문 총재님의 뜻이자 저의 숙제이기도 하지요. 이번에 봉헌한 용산 성전(천복궁)은 그 센터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종교간에는 그냥 만나 대화하고 서로의 교리를 연구하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더 나아가 함께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소망만이 아니라 진짜로 사는 것 말입니다. 천복궁엔 부처님, 예수님, 공자님, 마호메트 등 4대 성인을 모시는 ‘정성실’이 1층 성전 로비 한복판에 마련돼 있습니다. 가톨릭 중심인 바티칸 성전에 이런 공간이 있다면 그 영향력은 지대할 것입니다. 앞으로 그런 날이 오리라는 비전을 가집니다. 지금은 그 과정에 있습니다. 통일교가 새 모델을 창출할 것입니다.

- 말이 나왔으니, 이번 봉헌 성전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 또 세계본부교회 당회장으로 취임하신 이후 통일교의 새바람이 일고 있다고들 말합니다. 통일교가 아직은 우리 사회의 마이너리티인 게 현실입니다. 통일교를 이끌어 갈 목사님의 목회철학 내지는 통일교의 비전에 대한 구상을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 2월 21일 서울 용산 한강로에 세계본부교회 새 성전을 봉헌했습니다. 지상4층 지하1층의 연면적 8,300여평방미터 규모지만 앞으로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해 세계평화의 중심으로 승화시킬 계획입니다. 인공스님께서도 봉헌식에 오셔서 축사를 해 주셨지요. 1층 초종교 공간은 어느 종교든 예배나 법회를 볼 수 있도록 오픈하고 있습니다. 문 총재님은 정성 성(誠) 한 글자가 가장 귀하고, 제 어머님은 바다 같은 사랑(愛)을 저희에게 가르치셨습니다. 사랑과 정성이 하나가 될 때 참사랑이 상속되며, 세계평화가 이룩된다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한국불교신문
kbulgyo@naver.com [2010-03-16]